유가족 '정부 배려 당부'
안전한 사회 마음 같지만
더빨리 잊나… 때론 섭섭,
관심적은 '일반인 희생자'
그날의 참사로 단원고 학생 250명과 교사 11명이 희생됐다. 일반승객 33명, 선원 5명, 승무원 5명도 끝내 구조되지 못한 채 가족의 품으로 온전히 돌아오지 못했다.
참사 이후 희생자들은 크게 '단원고 희생자'와 '일반인 희생자'로 나뉘었다. 이들 유가족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한목소리를 냈다. 먼저 세상을 떠난 희생자들의 명예회복과 안전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도 같았다.
하지만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아물지 않은 상처가 자리하고 있다. 세월호를 떠올리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일반인 희생자가 지워지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고 있다.
이들에게 지난 6년은 가족을 잃은 슬픔에 더해 상대적으로 적은 관심에 아쉬움이 짙어지는 시간이었다.
"저는 꼼수로 자격증을 딴 안전요원입니다"
부끄러운 고백을 하겠습니다. 3년 전이에요. 한 여행사 대표가 안전요원으로 일할 사람들을 급히 구한다는 연락을 해왔습니다.
학교와 수학여행 계약을 하려면 안전요원이 필요했던 거죠.
여행사 대표는 어느 민간단체가 발급하는 국외여행인솔자 자격증을 추천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따기가 쉽거든요. 해외를 나가본 적 없는 제게 여권에 도장 하나는 찍혀 있어야 한다더군요. 부랴부랴 여권을 만들고 당일치기로 일본을 다녀왔죠.
이 자격증을 따려면 여행사에 최소 6개월 이상 근무해야 합니다. 당국에는 신고가 늦었다고 거짓말을 했죠. 자격증 시험이요? 수업도 안 받고 자격증을 손에 쥔 사람도 봤습니다.
어느 수학여행 안전요원의 고백
'국립트라우마센터' 언제쯤…
'설립 약속' 6년째 제자리
새정부 들어서도 한없이 느렸다
박근혜정부서 시작… 예산 전액 삭감
정권 바뀌고 재추진 "본궤도 2~3년 더"
정부가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들에게 약속한 국립 트라우마 지원 센터는 6년째 답보상태다. 세월호 참사 이후 당시 박근혜 정부는 안산에 트라우마 관련 센터 건립을 추진했다.
이 센터는 각종 재난·재해로 인한 피해자들의 정신적·신체적 치료를 종합 지원하는 곳이다.
보건복지부는 센터 건립을 위해 2016년도 정부 예산에 설계비(3억8천400만원) 등 총사업비 200억원(건축비 100억원·장비 100억원·안산시 부지 제공)을 반영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되면서 이런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겉돌던 이 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국립안산마음건강센터'란 명칭으로 재추진됐다. 하지만 국립안산마음건강센터 건립 사업은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진행이 더디기만 한 실정이다.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들이 당장 기댈 수 있는 곳은 안산온마음센터가 유일하다. 이곳은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피해자들의 몸과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왔다.
총 903명(2019년 12월 등록 기준)이 이곳에서 심리 치료와 상담 등을 받고 있다. 하지만 센터 측은 국립안산마음건강센터 건립과 맞물려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